박정훈 해병대 대령이 뜻깊은 상의 주인공이 됐다.
6일 박종철 기념사업회는 제20회 박종철인권상 수상자로 박 대령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시상식은 오는 8일 오후 3시 서울 관악구 박종철센터에서 열린다.
박 대령은 해병대 수사단장일 때 고 채수근 상병 사망 사건을 조사하다 항명 등 혐의로 기소된 장본인이다.
그는 채 상병 사건 조사 과정에서 국방부와 대통령실의 외압이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 대령은 당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까지 혐의자로 특정해 경찰에 이첩했지만 국방부는 즉시 사건 기록을 회수하고 박 대령을 보직 해임했다.
임 전 사단장은 경북경찰청으로부터 '무혐의' 불송치 결정을 받았다.
심사위원회는 “박 대령이 국가의 과오로 초래된 병사의 죽음 앞에 군인이자 시민으로서 도리를 다하고자 했으며, 그 과정에서 사적폭력으로 변질된 국가권력의 외압에 정면으로 맞섬으로써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는 시대에 정의와 진실을 향한 이정표가 됐다”고 밝혔다.
박 대령은 수상소감에서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 잠시 망설였다”며 “해병대 수사단장으로서 법과 원칙대로 사건을 수사하고 관련 내용을 보고했으며 경찰에 이첩했을 뿐, 주어진 임무를 수행했을 뿐인데 박종철인권상을 받게 된다니 이것이 맞는 것인지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채 상병 주검 앞에서 ‘너의 죽음에 억울함이 없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했고, 지금도 그 약속을 위해 싸우고 있다”며 “최근 국회에서 2차례 채해병 사건 관련 청문회가 있었다. 사건의 전모가 밝혀졌고 대통령실의 외압 관련 증거들도 많이 드러났다. 이제 채해병 사건은 단순한 군내 사망 사건을 넘어 국가적인 사건으로 확대됐다”고 했다.
그는 “박종철 인권상이라는 과분한 상을 받는 것이 채 상병의 억울한 죽음을 밝히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그리고 스무 살 꽃다운 나이에 허망한 죽음을 맞이한 채 상병에게 박종철 인권상의 영예를 돌리고 채 상병 죽음의 의미를 기리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