尙書의 追憶旅行

自由揭示板

"26층 빌딩이 돼지 농장?"…아이폰 공장 같은 中 양돈장

李榮培 2023. 2. 10. 18:49

"이름 그대로 양돈장인 이곳은 아이폰 생산라인에 요구되는 정밀도를 갖춘 돼지들을 위한 폭스콘 공장(아이폰 생산 공장) 같다"

 

26층짜리 고층 빌딩이 통째로 돼지 농장으로 활용되고 있는 중국의 한 대형 양돈장을 둘러본 미국 뉴욕타임즈(NYT) 기자가 이 양돈장에 대해 내린 평가다.

NYT는 8일(현지시간) 중국 후베이성 어저우시에 위치한 대형 빌딩 2개동으로 구성된 단일 면적 기준 세계 최대 규모 양돈장에 대한 기획 기사를 내보냈다.

 

NYT에 따르면 이 양돈장은 각 층별로 돼지가 태어났을 때부터 성장과정 전 과정을 여러 단계로 나눠 사육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그리고 이 과정을 NASA와 같은 명령 센터에서 제복을 입은 기술자가 고화질 카메라로 모니터링한다.

돼지 사료는 맨 위층에서 컨베이어 벨트를 통해 각 층으로 공급되며, 돼지가 먹은 이 사료의 1/4 가량이 전기 생산에 필요한 메탄으로 재활용될 수 있는 마른 배설물 형태로 다시 가공된다. 이런 첨단 시스템이 기자가 이 공장을 아이폰 생산공장과 비교한 이유다.

 

 

 

원래 시멘트 제조업체였던 한 회사(中新開維現代牧業有限公司)가 건설한 이 양돈장은 지난해 10월부터 시험 가동에 들어갔으며, 올해 말쯤 2개동이 모두 가동되면 연간 120만 마리의 돼지를 키울 수 있고, 이를 통해 10만톤 이상의 돼지고기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NYT는 효율성을 극대화한 이런 공장형 양돈장이 등장한 배경을 중국 특유의 돼지고기 사랑과 낮은 축산기술,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식량 안보 필요성, 그리고 가상화폐처럼 변동성이 큰 돼지고기 가격에서 찾았다.

중국은 세계 돼지고기의 절반을 소비하고 있는 최대 소비국이지만 지난 2018년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유행하며 양돈산업이 황폐화 됐다. 이 때문에 돼지고기 가격은 돼지열병 이전에 비해 3배가량 폭등했다.

 

이에 중국 내각인 국무원이 이듬해 든 정부 부처가 대규모 양돈장에 대한 재정 지원을 포함하여 돼지고기 산업을 지원해야 한다는 법령을 발표했을 정도로 양돈산업 육성에 공을 들였다. 그 결과 대형 양돈장이 전국 곳곳에 들어서면서 공급이 늘어나자 돼지고기 가격은 최고점 대비 60% 가량 하락했다.

 

다만, 규모가 크고 첨단 시스템이 적용된다 하더라도 좁은 공간에서 집중적으로 돼지를 사육하는 이런 대형 양돈장에 대해 전문가들은 질병 감염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NYT는 시장조사 기관 글로벌 애그리트렌즈(Global AgriTrends)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단일 시설에서 너무 많은 돼지를 함께 사육하면 오염을 방지하기가 더 어려워진다"면서 "미국의 대규모 돼지고기 생산자들이 질병 감염 위험을 줄이기 위해 농장을 확장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