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29일 서울 서대문경찰서 신촌지구대를 방문해 치안 상태 점검과 함께 현장 경찰관들을 격려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신촌지구대를 방문해 근무 중인 경찰관들과 인사를 나눴다. 윤 대통령은 악수를 하면서 "제가 연희동에서 한 50년 가까이 살았다"며 "그래서 옛날 이 신촌 파출소가 낯 익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부친 윤기중 전 연세대 명예교수의 자택이 신촌과 가까운 연희동이라 신촌지구대 인근이 익숙했다고 친근감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오영국 신촌지구대장으로부터 간략하게 치안 현황 보고를 받은 후 윤 대통령은 "요즘도 이 주변에 술집 많냐" 물었고, 경찰들은 "먹자골목이 있어서 야간에 (일이 많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현장 경찰들과 일일이 인사를 하면서 여름 휴가 계획을 묻기도 했다. 강원도로 휴가를 다녀왔다는 한 경찰의 말을 들은 윤 대통령은 "저도 강릉이 외가이기도 하지만 과거 근무를 해봤는데, 막국수 잘하는 집이 참 많다"고 말했다.
비공개 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제복 공무원들이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당당하게 근무할 수 있도록 제도와 처우를 개선해 나가는데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겠다며 격려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6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게서 업무보고를 받고 "경찰 조직 전체에서 인사 불공정을 해소해야 한다"며 "순경으로 입직한 사람들이 96.3%인데 비해 경무관 이상 고위직들 중 순경 출신 비율은 2.3%에 불과하다"면서 순경 출신들이 고위직의 20% 이상을 차지할 수 있는 인사 제도를 마련하라고 여러 차례 주문하기도 했다.
경찰국 반발 속 신촌지구대 찾은 尹…"제가 연희동 50년 살았잖아요"
"제복 공무원들 제도·처우 개선"…경찰관에 휴가계획 묻기도
(서울=연합뉴스) 이동환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2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지구대를 방문해 경찰의 치안대응 태세를 점검했다.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출범을 앞두고 정부와 경찰조직 간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시점에서 윤 대통령이 치안 현장의 최일선을 찾은 것이다.
윤 대통령은 "현장에서 묵묵히 소임을 다하고 있는 경찰관들의 모습을 보니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든든하다"고 말했다고 대통령실이 보도자료를 통해 전했다.
이어 "국민들이 안심하고 일상을 영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달라"며 "제복 공무원들이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당당하게
근무할 수 있도록 제도와 처우를 개선해나가는데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겠다"고 했다.
지난 26일 경찰 집단 반발에 "중대한 국가의 기강 문란"이라며 초강경 반응을 보였던 윤 대통령이 현장 경찰관을 격려하며 갈등 진화를 시도한 것으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지구대에 들어서자마자 "신촌지구대라고 해서 어딘지 모르고 와보니까, 제가 연희동에서 50년 가까이 살았잖아요. 옛날 신촌파출소가 낯익다. 굉장히 반갑네"라고 말했다.
지구대 현황 보고를 받은 뒤에는 지구대 1층을 돌며 경찰관들과 인사했다.윤 대통령은 "요새도 이 주변에 술집이 많죠?"라고 묻자, 한 경찰관은 "먹자골목이 있어서 야간이 (바쁘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여기가 사건이 많은 파출소인데, 나도 학생 때 술 먹고 지나가다 보면 여기가 바글바글해"라며 "여기가 정리 안 된 사람을 서대문소 형사과로 보냈잖아요. 여기가 일이 엄청 많은 데인 것을 제가 알아요. 고생 많아요"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경찰 외근조끼를 보면서 "이 복장은 외근 복장인가? 순찰할 때 입고"라고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비공개 환담에 들어가기에 앞서 경찰관들에게 휴가 계획을 묻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다음 주부터 여름 휴가에 들어간다.
한 경찰관이 "지난주 강릉·속초로 휴가를 다녀왔다"고 말하자, 윤 대통령은 "강릉·속초도 시설이 잘 돼 있어서 외국 같습디다. 커피도 먹었어요?"라고 물었다.
이어 "나도 강릉이 외가이지만, (검찰 시절 강릉에서) 근무를 해봤는데, 막국수 잘하는 집이 참 많아"라고 말했다.
한 경사를 향해서는 "임용된 게 2010년이구나"라고 했다.
이번 신촌지구대 방문 일정은 전날 출입기자단에 추가 공지됐다. 지구대 방문에 앞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 주재도 함께 새로 추가됐다.
현장 방문 일정이 잡히면서 윤 대통령의 이날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은 이뤄지지 않았다. 통상 윤 대통령의 외부 일정이 있을 때는 아침 도어스테핑을 하지 않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날 '그동안 대통령 일정 브리핑을 전날 하지 않았는데 (추가 일정 브리핑을) 한 것이 혹시 내일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 부담과 관련 있느냐'는 물음에 "모두 대통령이 휴가 떠나기 전 긴급하게 챙겨야 할 것, 코로나와 치안 등에 대해 각별히 주문할 내용이 있어 마련된 행사"라고 설명한 바 있다.